염전 노예 사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실종 인신매매 인력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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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노예 사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파장 커지고 있는 염전 노예 사건 문제점 분석
2014년 02월 13일 (목) 14:45:24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전남 신안군에서 벌어진 속칭 염전 노예 사건과 관련해서 사회적인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의 일제조사로 추가 피해자가 발견되는 등 현재 사건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염전 노예 사건을 계기로 신안군 섬 일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서, 신안군 증도의 한 염전에서 종사자로 일하고 있는 장애인 이아무개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인 이 씨는 집 주소는 물론 집 전화번호와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하지만 경찰이 가출인 신고 명부 확인 등의 조사로 이 씨의 가족을 찾아 인계했다는 게 경찰 발표다.


그런데 경찰이 이렇게 추가 피해자 한 명을 더 발견했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지만, 아직 경찰이 발표하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돼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 예로 전남장애인인권센터 박수인 팀장에 따르면, 10일 목포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신안군 한 염전에서 미등록 지적장애인이고, 가족이 전혀 없는 장애인을 발견했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게 경찰의 상담전화였다고 한다.


이어 박수인 팀장에 따르면, 속칭 염전 노예 사건이 벌어지자 많은 언론들이 추가 취재를 위해 신안군에 있는 섬들을 찾아가고 있는데, 다녀온 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자신들이 보기에 신안군 염전들에, 지적장애인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보면 단지 시간문제지 경찰의 의지만 있다면, 외딴 섬에 팔려가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숫자는 앞으로 더 많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에 따라 염전 노예 사건의 사회적인 파장도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실 판단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이나 노숙인들을 데려다가 강제로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아 문제가 된 속칭 현대판 노예 사건이 벌어지고 적발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예전에 적발된 사건에 비하면 경찰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바로 신속하게 개입해서, 그 점이 더 의외라고 볼 수도 있는 사건이다. 물론 그 과정에 여론의 강한 압박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향상돼서 사건이 그냥 넘어가지 않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이번 속칭 염전 노예 사건이 드러나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시각장애 5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마흔 살 김아무개 씨는 빚 때문에 집을 나와 노숙생활을 하다가 2012년 7월 직업소개업자 이아무개 씨를 통해 단돈 100만 원에 팔려 신안군 염전에서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피해자 김 씨에 따르면, 염전에 가보니까 자신 보다 먼저 염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애인이 있었는데,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채아무개 씨였고, 알고 보니 채아무개 씨는 2008년부터 무려 5년여를 염전에서 임금 한 푼 못 받고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옥 같은 염전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실패했다고 하며, 마지막 방법으로 가족이 있는 시각장애인 김 씨가 염전 주인 몰래 어머니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써서, 지난달 13일 읍내에 이발을 하러 가면서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고, 그 편지가 가족에게 전달됐고, 가족이 바로 편지를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의 출동으로 마침내 섬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이번 염전 노예 사건의 전말이다.


 
 
 

▲ 신안군 장애인 인신매매·감금·강제노역 등 인권침해 사건 발생 이력 ⓒ전남장애인인권센터





이쯤에서 눈여겨 볼 것은 왜 이번 사건이 예전 노예 사건에 비해 사회적 파장이 커졌느냐는 부분이다. 


그 이유를 유추해 보면, 하나는 신안군의 일부 주민들이 사건이 드러나자, 갈 곳 없는 장애인들을 데려다가 먹여주고 재워줬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말한 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 




두 번째는 신안군 지역 파출소 경찰과 지역 유지 그리고 일부 주민들이, 장애인들이 노예로 일하고 있는 상황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묵인하고 탈출을 막아왔다는 정황들이 추후 언론 보도로 속속 드러나면서 역시 사회적인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이 예전에 비해 대폭 향상됐고, 이 향상된 인권의식이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여론을 들끓게 해 이번 사건의 사회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파장이 커지고 있는 염전 노예 사건이, 경찰의 근로자 전수 조사와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고 잊혀 지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말하자면 염전 노예 사건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조만간 또 다시 현대판 노예 사건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남장애인인권센터 박수인 팀장에 따르면, 이번 염전 노예 사건이 벌어진 전남 신안군만 한정해서 보면, 추적해 보면, 신안군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한 번꼴로 현대판 노예 사건이 터지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박 팀장은 신안군에 외딴 섬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안군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군이고, 특성상 염전과 양식장 새우 잡이 배 등 단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장이 많아 노동인구가 절실하게 필요한데 양식장 등에서 힘든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안군에는 염전만 550곳이 넘는다고 하고, 또 하나 특이한 건 장애인 인구가 전라남도에서 제일 많은 곳이 신안군이라고 하는데, 4만 3천여 명 인구에 장애인이 4천명이 넘는다는 게 박 팀장 얘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안군에 인구의 10%가 넘게 장애인이 많이 사는 걸 두고 노예 상태에 놓여 있는 장애인들이 그만큼 많은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만, 그건 아니고 노인들이 많아 장애인 인구 비율이 높다는 게 박팀장 얘기였다.


아무튼 신안군을 비롯해서 바다를 끼고 있는 전라남북도와 남해안에는 특성상 힘든 일을 해야 하는 양식장과 염전들이 많이 있어서 노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양식장 등에서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업자들이 이번 사건처럼 판단력이 부족한 장애인이나 노숙인들을 데려다가 강제로 일을 시키는, 사실상 범죄행위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게 박 팀장의 지적이다. 


장애인 현실로 눈을 돌려 보면, 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처지도 현대판 노예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래서 발달장애인 지원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말 할 수 있다. 현대판 노예사건이 발생하는 과정과 흐름을 보면,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이 취업이 힘드니까, 또 갈 곳이 거의 없으니까, 그렇다고 집안이나 시설에 갇혀 지낼 수만은 없으니까. 방황하다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 근처에 가게 되고, 거기서 업자들 손에 이끌려 염전이나 양식장 등에 보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런 잘못된 현실을 개선하려면 속히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만들어져서 최소한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갈 곳을 마련해 주는 시스템이라도 구축되어야 한다고 지적할 수 있겠다.


두려운 건, 이번 사건처럼 현대판 노예사건이 반짝 관심을 끌다가 또 잊혀지고, 다시 사건이 터지면 또 관심을 끌다가 잊혀지는 양상이 계속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람의 삶과 인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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